카쿠키세의 서사에서 카쿠쵸와 키세키가 재회한 게 10년 후가 아닌 비교적 최근이라면 어떻게 될까 싶었어

카쿠쵸 사우스한테 참패하고 반강제로 육바라단대 들어가게 됐을 시점에 키세키 생각 제일 많이 했을 것 같아 그날 맞짱뜨다가 사우스한테 밀려서 구석에 처박혀 있다가 아픈 몸 겨우 일으키면서 키세키 씨... 중얼거리는

지금 옆에 있었다면 내 꼴이 우스워서 바보라고 놀렸을 텐데...

이런 생각하면서 피식 웃으니까 사우스가 뭘 처웃냐고 지랄함 카쿠쵸 손에 힘 꽉 주고는 옆에 있던 벽돌 잡으려다 그대로 몸에 힘 쭉 빠져서 무릎 꿇고 패배 인정했어

지금껏 수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왜 당신은 만날 수 없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니 서러워서 눈물이 후두둑 떨어질 듯... 사우스는 카쿠쵸가 패배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운다고 생각했겠지 꼴사납다면서 크게 비웃는데 카쿠쵸 그 말 아무렇지도 않아 사우스 때문에 우는 게 아니니까 ㅋㅋㅋ... 이래저래 육바라단대 들어간 카쿠쵸 특공복 입고 돌아다니다가 길거리에서 키세키 닮은 사람 봄 근데 키세키일리가 없어 코코노이 말로는 키세키는 도쿄를 완전히 떴다고 했으니까... 흔적도 찾을 수 없는 걸로 봐서는 주변 지역에도 없으리라 확신했음 하지만... 그런 확신이 있는데도 카쿠쵸는 미친듯이 달려가서 팔 잡고 몸 억지로 돌려 얼굴 확인함

키세키 아님... 갑자기 우악스럽게 팔 잡힌 여자는 변태인줄 알고 소리지르고 난리나서 카쿠쵸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자리에서 도망침 그날부터 수신인 없는 편지를 적기 시작하는 카쿠쵸... 보고 싶어요 보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는 만날 수 없다는 현실이 원망스러워요 이러다가 당신조차 미워하게 될 것 같아서 두려워요

이제 당신의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아. 그런데도 난 왜 당신이 보여준 웃음의 채도를 잃을 수 없는 걸까.

쓰다보면 자꾸 종이에 눈물이 떨어져서 자국이 남았는데 카쿠쵸는 종이를 갈지 않았고... 그냥 그대로 남겼어 눈물자국이 나름대로 제 심정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ㅠ 그리고 클리셰답게... 꾸역꾸역 쓴 편지들을 특공복 심장 쪽 안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카쿠쵸 편지 흘리고 이거 흘렸어. 하고 누가 주워줘야 함

아, 하고 뒤돌아보니까 키세키가 있는데 1초 정도 못 알아봤을 듯 많이 피곤한지 눈가에 그림자가 가득하고 머리색도 백금발로 하얗게 빠져있음... 그리고 전보다 더 마른 것 같아 안 그래도 삐쩍 말랐는데... 키세키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누구한테 쓴 편지야? 하면서 멋대로 종이 펼쳐서 내용 읽고 ㅋㅋㅋ... 카쿠쵸 이 상황이 너무 황당해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대로 딱딱하게 굳음 주어는 없지만 누가봐도 자신에게 쓴 듯한 편지를 읽는 키세키... 종이 다시 곱게 접어서 자기 겉옷 주머니에 손이랑 같이 찔러 넣고 춥다. 한마디 하는 여름인데 ... 그러고서는 딴청 부리면서 옆에 멀리 쳐다보는데 카쿠쵸 큭, 소리 내고는 키세키 가까이 다가가서 뺨 잡아 돌림 자기 똑바로 보라고... 카쿠쵸를 바라보는 키세키의 눈이 공허하기 짝이 없어 아무런 감정도 안 담겨있고 초점도 없는 듯한...

문득 시선을 아래로 내린 카쿠쵸가 키세키의 겉옷 안쪽에 있는 맨팔에서 얼룩덜룩한 자국을 발견해 손 떼고 바로 옷 걷어내니 팔에 멍이 가득함... 맞아서 생긴 멍이 아니야 이건 아무리 어린 카쿠쵸라도... 약을 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어

왜?
...
이젠 좀 내가 싫어?

키세키가 카쿠쵸를 바라보면서 웃는데... 카쿠쵸가 사랑했던 그 웃음 그대로의 모습이 어른거려서 카쿠쵸도 일그러진 낯으로 따라 웃어 웃는 모습이 예쁜 사람이 좋다는 당신 때문에 예쁘게 웃는 연습을 했는데...

울고 싶으면 울어.

키세키가 그렇게 말하니까 카쿠쵸 결국 엉엉 울어버리고 애처럼 키세키한테 안긴 건지 멋대로 안은 건지... 그런 상태로 어깨에 머리 기대서 한참을 훌쩍거림 키세키 가만히 있다가 카쿠쵸 등이나 천천히 쓸어줌 애가 너무 서럽게 울고 보고 싶었다고 중얼거리니까 자기도 모르게 제 처지랑 상황 숨기게 되어버렸어 둘은 서로를 좀먹는 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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