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쿠쵸가 키세키랑 맞담을 할 수 있을까... 로망이야 있겠지 좋아하는 사람의 좋아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자기가 불을 직접 옮겨 붙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 했고 그런 생각을 하느라 키세키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카쿠쵸한테 키세키는 항상 꿈도 꾸지 말라해 웃겨 고작 두 살 많은 주제에 무슨 스무 살 연상인 척 군다니까... 그렇다고 해도 카쿠쵸는 키세키를 좋아했겠지만 그걸 스스로도 알고 있으니 괜히 자존심이 상하잖아 카쿠쵸가 쳐다본 적 없다며 고개를 휙 돌려서는 다른 곳에 시선을 두는데 목덜미가 붉어진 게 아주 우습고 귀여워
나 안 볼 거야?
...
카쿠쵸 군
이렇게 부르는 거 반칙이야 정말... 어떻게 안 볼 수가 있겠어 카쿠쵸가 도로 고개를 키세키 쪽으로 돌리면 약간 수줍음 타는 17세 여고생 같은 표정을 짓고 있어 키세키가 풉 웃음을 터트리면 왜 웃냐고 찡찡거리는 것도 진짜... 어려 철없고
그래 넌... 네가 어린 만큼 사랑스러운 점도 분명 있을 거야 순수하지 않은 관계 속에서 순수함을 유지하고 있으니까 너는 그렇지 카쿠쵸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키세키가 연기를 머금고는 카쿠쵸의 얼굴을 향해 뱉어도 카쿠쵸는 아무말 못해 매운 연기가 눈에 그대로 들어가서 눈물이 흐르려 하는데 키세키 앞에서는 눈물 같은 거 보이기 싫단 말야 이미 많이 보여줬으면서 꼭 이상한 고집을 부리고 이상한 자존심을 세운다니까...
키세키가 안 울면 눈 더 매워진다고 하니까 꿋꿋하게 괜찮다고 하고 머리를 들어 천장을 쳐다봐 웃겨 정말... 귀여워 사랑스러워 좋아해
모두 키세키가 진심으로는 할 수 없는 말
그게 뭐가 어렵다고
담배를 배운다면 키세키한테 배우고 싶었어 내 모든 처음을 당신이 가져가기를 바라서... ...전부 내줄 수 있는데 나의 모든 것을
난 당신만이 유일한데 뭐가 그렇게 두려웠던 거야?
흡연은 뭐 어쩌다보니 분위기에 휩쓸려서 하게 되었달까 사실 누군가 담뱃갑을 꺼낼 때마다 키세키의 얼굴이 어른거려서 너도 줘? 하는 말에 죄 됐다고 거절했었는데 사우스한테 두들겨 맞은 날 시온이 건넨 담배는 받아든 카쿠쵸야
너 언제부터 피웠냐
몰라
이러고 한 모금 마시자마자 기침 하는 카쿠쵸에 너 오늘이 처음이지 병신아 하면서 시온이 엄청나게 놀려댔어 씨발... 안 그래도 서러워 죽겠는데
시온 너는 진짜 도움이 안 돼
오늘 처맞은 놈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해보자는 거지?
아니 그건 아니고 내가 미안
다시 마주한 당신은 전부 그대로인데 전부 변했더라고 가까이 다가가면 매캐한 담배 연기가 감도는 것도 그런 주제에 맨 살을 깨물면 부드러운 향이 코를 간지럽히는 것도 전부 전부 그대로인데 왜 나를 당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