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쿠쵸가 타케미치 쏴죽인 그때... 물론 당시 타케미치는 나오토의 숨이 끊기기 직전에 타임리프를 해서 과거로 이동하지만 그 12년 뒤의 미래에서 타케미치는 죽은 뒤였겠지 타케미치의 눈에는 카쿠쵸가 이용당하는 감정없는 인형으로 보였지만 사실 엄청 동요했을 것 같아 망설이지 않았을 뿐이야 카쿠쵸에게 우선순위는 언젠가는 소중했던 이의 목숨이 아닌 하나뿐인 왕의 명령이니까
시체를 처리하며 저도 모르게 나오는 구역질에 장갑 낀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면 키사키가 옆에서 비웃는 소리가 들려
타케미치가 그 정도로 역겨워?
넌 좀 닥쳐.
매정하네 카쿠쵸.
천으로 감싼 시체에 시멘트를 붓고 바다에 던져 가라앉는 것까지 확인한 카쿠쵸는 곧장 키세키가 있을 집으로 향하겠지 이때의 카쿠쵸는 이자나가 없는 시공의 범천 미래보다 더 가차없는 사람 아니었을까 싶어 일처리도 빠르고 뒷수습도 잘하고... 이 얘기 왜 하냐면 진작 키세키 주변인물 처리하고 도쿄로 끌고와서 같이 살지 않았을까 싶어가지고 (ㅋㅋ) 강제라고 하기도 좀 그럼 순순히 따라왔으니까... 암튼 키세키가 자발적으로 갇혀 살아 어차피 밖에 아는 사람도 없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어 나가려면 언제든 나갈 수 있게 해줬는데도 안 나가길래 그러다가 병든다고 잔소리 하는 쿠쵸
타케미치 죽이고 뒷수습까지 하고 온 날 문 열고 들어오자마자 들러붙어서 야 너 피 묻었잖아 좀 씻고... 하는데 말 안 들어처먹어 평소랑 다르게 어리광도 잔뜩 부리니까 한숨 푹 쉬고 일단 받아주는 키세키... 사정하고 나서 좀 진정된 카쿠쵸 묻지도 않았는데 무슨 일 있었는지 중얼중얼 다 말해줌 말하면 안 됨 원래 ㅋ... 글서 키세키도 귀담아 듣지 않고 대충 흘려듣는데 갑자기 칭찬해달래서 뭘? 할 것 같아
얘기 안 들었어요?
나 죽으라고 하는 소리냐
그런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뭘 칭찬해달라고. 키세키가 짜증내는듯한 투로 말하니 머리 부비적거리면서 들러붙는 카쿠쵸야 서른 가까이 나이 먹고도 이 지경이면... 진한 흉터가 남은 이마를 매만지며 잘했어. 한마디 해주면 카쿠쵸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 꼭 주인 잘 따르는 강아지 같이... 이상해 네 목줄 쥔 사람 나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