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꽤 오랜 시간 충성했던 대장인데 슬펐어? 괴로웠어? ...외로웠어?
키세키도 산즈도 첫살인은 충동이 아니었어 죽일 수밖에 없었고 죽여야만 했으니까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시체 처리까지 완벽하게 하고 나면 남는
공허함이
닮았어 키세키랑 산즈는 풍기는 분위기하며 성깔있는 것도 그렇고... 삶에서 존재해야만 하는 누군가를 잃었다는 점까지 키세키는 언니였고 산즈는 형이었다는 사실조차
서로의 공허와 결핍을 채울 수 없다는 걸 잘 알아 곁에 있으면 좀먹는 관계라는 것도 알고 있어 다 알면서도 산즈는 키세키를 찾아가고 키세키는 목을 끌어안는 산즈를 밀어내지 않아 익숙한 향이 감도는 품에 등을 기댄 채로 잠들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네가 내 곁에 없는 것도 당연해
난 너한테 아무 의미도 아니니까
넌 나한테 아무 의미도 아니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