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같은 놈이 날 사랑하는 바람에 내 인생을 망친 거라고 모진 말 내뱉고는 혼자 잔뜩 상처받은 표정 짓는 키세키랑 울고 싶은 사람은 자기라고 무던한 낯으로 대꾸하는 카쿠쵸 어느 범천 시공에서 건조한 어른이 되어버린 둘이겠지
언젠가는 이자나와 마이키가 함께했잖아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 존재할 수 없다고 하지만 그 둘이 하늘 아래 공존함으로서 산즈와 키세키도 엮일 일이 없었고 오롯하게 카쿠쵸와 단 둘만의 세상 속 키세키는 ...
결혼할 생각 없어? 뜬금없는 이자나의 물음에 카쿠쵸가 못 들을 말을 들었다는 듯 뭐? 하고는 반문해 이자나는 여전한 시선으로 카쿠쵸를 바라보며 되묻게 만들지 말라는 듯 눈치를 주고 카쿠쵸가 한참 눈자를 굴리다가 성가시게 결혼을 왜 해... 대꾸하니 이자나가 대놓고 비웃네
언제는 그 성가신 결혼하고 싶어하는 것 같더니
내가 언제
늘
아니거든...
그리고 상대도 딱히... 없어. 눈을 내리깔고 중얼거린 카쿠쵸에게 한참 시선을 두던 이자나가 뭐어, 그렇긴 하지. 대답해 간극 사이 흐르는 정적이 숨통을 조여 ... ...
기억력 좋은 이자나가 키세키의 존재를 잊었을 리 없잖아 알면서도 부러 빼먹은 것도 아닐테고 어쩌면 이자나가 내뱉을 수 있는 가장 순수한 긍정인 거지 키세키 쿄우는 카쿠쵸의 반려가 될 수 없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거든 ...아 맞다, 그리고 너.
다 들통날 거짓말은 하지 마
...
기분 더러우니까
... 네
🦋
2022. 5. 25. 21:25